주거시설 벧엘마루 _ Bethelmaru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3-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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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2022
용도 : 다가구주택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 265.3 m²
건축면적 : 132.39 m²
연면적 : 390.93 m²
규모 : 지하1층, 지상2층
사진 : 류준열
“경계 위의 집, 일상과 경관을 연결하는 고요한 풍경”
‘벧엘마루(Bethelmaru)’는 대단지 공동주택 중심의 위례지구 속에서 도시와 자연, 공공과 사적 경계 사이에서 조용한 균형을 추구한 다가구주택이다.
건축주는 ‘거룩한 쉼의 집’을 꿈꾸며, 단순한 임대수익형 주거가 아닌 세대 간 독립성과 존중, 그리고 도시 내에서 내밀한 안식처가 되기를 바랐다. 이에 따라 우리는 이 집이 ‘공존’과 ‘자립’, 그리고 ‘열림’과 ‘닫힘’이라는 상반된 가치가 절묘하게 조율된 수직적 마루터가 되기를 바랐다.
도시 맥락과 외부 대응
단정한 매스를 기본으로 하되, 블랙 롱 브릭의 수평성 강조와 깊은 입면의 분할은 위례지구 내 반복적 형태의 주거군과 차별을 둔다. 입면에 드리운 깊은 음영과 물성은 주거의 안정감을 부여하며, 저층부 필로티와 리듬감 있는 개구부는 시선의 통과성과 거주자의 사생활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내부 구성과 공간 전략
지하 1층~지상 2층, 그리고 다락과 테라스로 이어지는 입체적 공간구성은 가구 간 완전 분리와 생활 흐름의 자율성을 보장한다.
2층은 프라이빗한 독립세대를, 지하1층,1층은 다락과 테라스로 연결되는 메인세대를 구성하여, 위요된 외부공간에서 하늘과의 수직적 연결을 제공한다. 테라스는 단순한 휴식 공간을 넘어 경관을 끌어들이는 장치로서, 도심 속 정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재료와 디테일
외장재는 모라 롱 블랙 브릭을 사용하여 절제된 조형성과 깊이 있는 질감을 표현하고, 실내는 원목 패널링과 자연광 중심의 밝은 톤으로 대비감을 주며, 거주자의 감성적 체류감을 고려했다.
창호는 시스템 창을 적용하여 단열성과 기밀성, 그리고 프레임의 슬림함을 동시에 확보하였으며, 벽체는 경질 우레탄 폼 단열을 통해 고효율 에너지 환경을 구현하였다.
소소한 일상과 주거철학의 구현
‘벧엘마루’는 단순히 기능적 주택이 아닌, 도시 내 작은 신념의 공간이다. 각 공간에는 채광, 풍경, 프라이버시의 적절한 삼각 구도가 적용되어 있으며, 이는 세대 간 갈등 없이 공존할 수 있는 주거지향점을 제시한다.
특히 다락과 연결된 테라스는 도시적 삶 속에서도 자연과의 일상을 복원하는 ‘작은 정원’이자, 외부로 열린 신앙적 사색의 공간이다. 건물의 위계는 분명하되, 사용자 경험은 유연하게 흐르며, 이는 곧 건축의 기능성과 시적 감성이 공존함을 뜻한다.
‘벧엘(Bethel)’은 히브리어로 ‘하나님의 집’을 의미하며, ‘마루’는 한국 전통건축의 중심적 공유공간을 상징한다. 이 건축은 그 두 개념이 도시적 삶 속에서 교차되는 하나의 은유적 장소로 설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