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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용도 : 상가주택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 256.2 m²

건축면적 : 152.36 m²

연면적 : 402.82 m²

규모 : 지상4층

사진 : 류준열 

‘예렛지’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지구의 도시 경계부에 위치한 상가주택이다. 도시의 확장과 함께 조성된 대장지구는 신도시 특유의 정형성과 질서 안에 있지만, 개별 대지는 건축가에게 각기 다른 과제를 던진다. 이 프로젝트가 주어진 대지는 상업성과 주거성이 혼재한 다층적 조건을 내포하고 있으며, ‘예렛지’는 이러한 경계적 성격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었다.

건축의 출발점은 “경계에 선 집”이라는 개념이다. 도시와 주거, 공공과 사적, 노출과 은폐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 1층은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서 카페나 음식점 등 유동 인구와의 접점 역할을 수행하고, 2층부터 4층은 다섯 가구의 주거 공간이 적층되어 있다. 주거 공간은 모두 독립된 출입과 분리된 동선을 가지며, 각 층은 거주자의 삶의 방식과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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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 디자인은 간결하지만 분절적이다. 상부로 갈수록 물러나거나 비켜선 벽체의 조형은 각 세대에 자연광과 개방감을 제공하며, 동시에 도시에서의 볼륨감을 조절한다. 전면의 창호는 비례와 반복을 통해 도시적 리듬을 부여하면서도, 내부에서는 시선의 방향성과 빛의 흐름을 통제하는 장치가 된다. 특히 코너의 깊이감 있는 창 구성은 단순한 개구부를 넘어 도시 풍경과 실내의 경험을 연결짓는 틈의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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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일관된 톤과 질감으로 정돈된 분위기를 지향한다. 백색과 회백색, 그리고 따뜻한 원목 질감이 교차하는 공간은 작지만 명확한 분위기를 가지며, 단독주택과는 또 다른 도시형 주거의 품격을 보여준다. 계단실은 가볍게 디자인되었고, 슬림한 철제 프레임과 목재 디딤판의 조합으로 시각적 개방성과 수직적 흐름을 동시에 확보하였다. 상부 유닛은 다락과 테라스를 통해 입체적 공간감을 부여하였고, 이를 통해 단위세대의 다양성과 선택성을 확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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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재는 밝은 베이지 톤의 석재 패널로 구성되었다. 이는 대장지구 전반의 색채 규제를 반영하면서도, 주변 건축물과 차별화되는 단정한 도시적 외관을 형성한다. 저녁에는 간접 조명으로 인해 벽면에 미묘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며,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면의 1층 포치와 진입부는 적절히 후퇴되어 공공성과 환대의 감각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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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렛지’는 단순한 수익형 상가주택이 아니다. 도시와 사용자, 시간과 상황 사이에서 조율하고 응답하는 구조로, 건축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을 묵직하게 수행한다. 집이면서 거리이고, 거리이면서 집인 이 건물은 도시 속 ‘겹과 틈’을 품은 하나의 작은 풍경이자, 사람들의 일상이 시작되는 장치다. 경계 위에 세운 이 작은 건축은 대지와 도시, 사용자의 삶을 촘촘하게 엮어내는 틀로서 기능하며, 조용하지만 명확한 태도를 가진 도시 건축의 사례로 남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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