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짐작재 [斟酌齋]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3-11-30
- 조회2,489회
본문
2020
용도 : 상가주택
위치 : 경기도 성남시
대지면적 : 252.9 m²
건축면적 : 139.34 m²
연면적 : 402.83 m²
규모 : 지상4층
사진 : 류준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삶이 평안한 집"
경기도 성남시 고등동에 위치한 ‘짐작재(斟酌齋)’는 도시의 밀도와 일상의 긴장감 속에서 ‘적정한 삶의 무게’를 담아내는 집이다. ‘짐작’이라는 이름은 과도함도, 결핍도 아닌, 삶의 균형점 위에 머무르는 건축의 태도를 담고 있다. 사용자의 생활 패턴, 자연 채광, 프라이버시, 이웃과의 관계까지 세심하게 ‘짚어보며 짐작한’ 결과물이다.
외장 마감은 은은한 회색톤의 벽돌을 선택해 거리 풍경과 부드럽게 어우러지며, 매스의 분절과 돌출된 창의 구성은 도시 맥락 속에서 주체적인 건축적 표정을 만들어낸다. 도로와 면한 전면부는 단단하게 닫히되, 적절히 배치된 개구부와 발코니, 창호를 통해 거리와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다.
1층은 근린생활시설로 계획되어 동네와 소통하는 열린 공간을 제공하며, 상층부는 각각의 세대가 독립성과 개방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층별 레이아웃을 조율했다. 실내는 절제된 소재와 간결한 디테일을 바탕으로, 기능성과 정서적 안정을 동시에 추구했다. 가로로 길게 배치된 주방창과 벽면 매입 조명은 빛의 깊이를 더하고, 무채색의 마감은 공간을 더욱 차분하게 만든다.
4층에 이르는 매스는 한쪽 박공지붕 형상으로 마무리되어 주변 건축물 사이에서도 단정하면서도 개성 있는 실루엣을 완성한다. 경사지붕 아래의 상부 다락은 도시 속에서도 고요한 사적 공간이 되는 숨은 명소이며, 이 집의 상징적 공간이 된다.
‘짐작재’는 도시형 주거와 상업이 결합된 복합 건축물로서, 프로그램의 효율성과 사용자 중심의 배려, 조형적 명료함이 함께 어우러진 사례이다. 건축주와 사용자의 생활을 세심히 읽고 해석하여, 결국 '살 만한 집'의 답을 만들어 낸 집. 짐작재는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남기는 도시의 건축적 응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