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시설 어우러집 [吾悠悠集]
작성자관리자
- 등록일 23-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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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용도 : 다가구주택
위치 : 경기도 하남시
대지면적 : 333 m²
건축면적 : 166.2 m²
연면적 : 326.79 m²
규모 : 지상3층
사진 : 류준열
도시의 질서를 따르되, 관계의 여백을 설계하다
고밀도의 도시 블록 안에서도 사람과 사람, 공간과 시간 사이의 느슨한 관계와 존중의 거리를 담을 수 있을까? 「어우러집」은 이러한 질문에서 출발한 다가구주택 프로젝트이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 내 택지형 블록에서, 기능에 집중한 전형적 수익형 다가구의 구조를 지양하고, 다 함께 살되, 다르게 사는 집’이라는 컨셉으로 재해석하였다.
외관은 회백색 롱브릭의 수평 레이어를 통해 도시적 단정함과 시간의 밀도를 시각화하였고, 필로티 하부는 단순한 주차 공간이 아닌, 도시를 향한 여유로운 틈과 공공성을 암시하는 반투명한 경계로 계획하였다.
불규칙한 듯 보이나 리듬감 있게 배열된 창과 매스는 내부 세대들의 시선, 채광, 프라이버시를 유기적으로 고려한 결과이며, 이는 입면 구성에서 세대 간 개성과 독립성을 드러내는 도구로 작용한다.
실내는 단순한 흰색 박스형 주택에서 벗어나, 밝고 은은한 마감재와 원목 텍스처를 조합해, 각 세대가 고유의 감각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주인세대는 루프탑과 테라스를 통해 자연과 도시를 연결하고, 임대세대는 각각 분리된 출입구와 독립된 시선구성으로 자율성과 안정감을 부여하였다.
‘어우러집’은 공간의 물리적 합이 아닌, 다양한 주체들의 거주 감성적 공존을 도모한 주거 실험이다.
다가구라는 유형을 넘어, 도시 주거가 지녀야 할 공공성과 사적 삶의 품격이 동시에 실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이 시대 ‘집의 의미’를 되묻는 건축적 응답이다.